내가 안정성있는 특급호텔을 그만두고 자영업에 뛰어든 이유 그리고 과정.
안정성 있는 특급호텔에서 퇴사를 하게 된 이유.
저는 흔히 말하는 호텔리어 출신이에요. 그것도 주방에서 일했던 조리사였답니다. 서울 종로 모처에 있는 한 특 1급 호텔에서 일했었어요. 오픈 때부터 입사하여 9년 남짓 한 회사, 한 호텔에서 일했어요. 여러 아웃렛(호텔에선 각 주방을 아웃렛이라고 칭해요. 예를 들면 이탈리안레스토랑 주방, 연회 주방 등.)을 순회하며 근무를 했어요. 그래서 이 호텔에 존재하는 주방에선 거의 다 일해봤다고 보시면 돼요. 호텔은 게다가 특 1급 호텔은 규모가 커요. 그래서 대기업 계열이거나 대기업의 자회사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요. 때문에 복지가 타 호텔에 비해 탄탄한 편이며 다양한 편이에요. 저희 회사에서 가장 좋았던 복지는 전 세계 동일 브랜드의 호텔에서 무료로 숙박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떠나고 싶으면 비행기표만 끊어서 바로 떠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부분이 많아서 잘 챙겨서 누리면 좋은 복지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리고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일이 직원마다 세분화되어 있고 시스템화가 잘 되어있어서 나의 업무량과 난이도가 적당한 편이었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해야 하는 게 아닌 나의 키 잡(주요 업무)을 책임지고 하면 나머지 부분은 동료 혹은 팀원들이 함께 해나가는 식이였어요.
호텔 근무의 안정성을 포기하며 퇴사하게 된 이유 3가지
하지만 저에게 있어 호텔 근무의 가장 큰 맹점(겉에서 보았을 땐 화려하고 좋아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이 있었어요.
첫 번째, 급여의 부족
두 번째, 시간의 부족
세 번째, 포지션 상승(승진)의 부족
특급호텔이 안정적이고 복지도 좋다면 무엇이 퇴사를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나?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한민국의 외식업 혹은 서비스업의 인식과 급여 수준은 타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에요. 화려한 건물에서 커다란 주방에서 멋진 유니폼을 입고 일을 하는 이면에는 낮은 급여와 긴 근무시간, 육체적으로 강도 높은 일들이 있어요. 요즘은 차근차근 개선되고는 있다지만 아직 외식업, 서비스업 선진국에 비해서는 턱 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에요. 그리고 근무시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회사에 상주해야 하는 시간이 길었어요. 고객들의 시간과 일정에 모든 것을 맞춰야 하는 최상위 서비스업이었기 때문에 저보단 고객이 우선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새벽부터 밤까지 일해야 했던 적어 많이 있었어요. 간략히 말하자면 돈과 시간제약, 두 가지의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죠. 하지만 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이기 때문에 본인 가치관에 따라 많이 갈릴 거라 생각해요.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이유 중 저에게는 두 가지가 크게 다가왔고 풀리지 않는 숙제 같았어요.
그래서 더 많이 더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되었어요. 나는 이 회사를 더 오래도록 다닐 수 있을까?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퇴사 후 자영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잘못된 판단을 복기해 보자
보통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퇴사 후 동일한 혹은 유사업종의 회사로 이직을 하거나 본인 사업을 창업하거나죠.(간혹 전문직 자격증을 따시는 분들도 계시지만요) 저도 이 두 가지 기로에서 고민을 많이 했답니다. 유사업종으로 이직을 한다는 건 급여측면에서 조금의 개선은 있겠지만 후자의 문제인 시간적인 부분은 채워지지 않을 것 같았어요. 어디를 가든 시간을 많이 쏟아서 일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내 사업을 창업해 보자'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데, 이게 아주 큰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안정성을 포기하고 불확실 속으로 뛰어드는 일이기에. 어려운 결정이었답니다.
자영업을 만만하게 보던 자의 대실수 그리고 큰 교훈
그러던 차에 아내의 주변 지인의 창업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과일을 먹기 좋게 손질하고 포장해서 배달을 하는 일이었어요. 그 가게에 방문하게 된 날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어요. 과일 손질하면 제가 현업에 있을 때 수도 없이 했던 이이였거든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일을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회사에는 육아휴직서를 제출하고 아내와 함께 해당 업종을 조그마하게 열어서 일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코로나 특수도 있었어서 배달업이 호황이었던 상황이어서 매출도 잘 나오고 배달콜수(배달 주문량) 도 많았어요. 회사 다닐 때에는 생각도 못한 매출을 며칠, 몇 주만에 벌어들였어요. 이때만 해도 승승장구하며 잘 될 것 같았어요. 그런데 코로나 격리해제와 공공집합금지가 해제되면서 배달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비교적 단가가 높았던 과일배달업은 극비수기를 맞게 되었어요. 여기서 얻은 큰 교훈은 '회사는 전쟁터이지만 회사 밖은 지옥이다'라는 거였어요. 회사라는 울타리 밖에선 나의 조그마한 판단실수가 큰 위협으로 돌아오곤 했어요. 매출은 매달 꼬꾸라지듯 내려갔어요. 그리고 결국은 몇 달을 간신히 버티고 버티다 가게운영을 더 이어가지 못하고 폐업의 수순을 밟게 되었어요.
어떻게 이 어려움을 극복해서 더 나은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인가?
짧게 고민하고 즉흥적으로 선택한 나의 첫 번째 자영업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어요. 이렇게 철저한 준비 없이는 안 되는 거였고 또 안 되는 게 당연했죠. 실패한 건 좋다 그럼 여기서 '어떤 교훈을 얻고 다음에는 그 길을 피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어요. 퇴사를 결심한 후 자영업 창업은 불가피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회사생활할 때처럼 안정감을 느끼며 내 사업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외부의 원인에 흔들리지 않고 사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 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하게 되었어요. 수익의 안정화와 적절한 근무시간의 활용이 적당히 조합된 사업체가 저의 현재 목표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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